*본 포스트는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학문 내용을 스스로 필기하여 정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됨을 밝힙니다.
다음은 뉴욕타임즈에 실렸던 기사로, 정치인이 시장가격을 직접 지정한 가격으로 대체한다면 발생하는 현실적인 결과이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는 점포 문이 열리기 1시간 반이나 이른 아침인 6시 30분에 벌써 20여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아이폰 최신 모델 때문에 이렇게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식료품 구입을 위해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캐서린 휴가(Katherine Huga, 23세)는 자신의 쇼핑리스트를 보여주면서 포기한 포장으로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일단 사야 돼요."라고 말한다.
베네수엘라는 최대 석유 생산국 중 하나다. 최근 국제 석유 가격이 올랐음에도 우유, 고기, 화장지와 같은 생필품의 부족은 익숙한 일이며 장보기는 일종의 도박과 같은 일이 되었다.
일부 주민은 정부 보조를 받는 식품가게에 일주일에 한 번 배급이 오는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놓고 냉동 통닭 1마리나 밀가루 2봉지 또는 식용유 1병을 동나기 전에 구입하려고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
놀랍게도 이런 식품 부족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부유층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부유층 지역인 카스텔라나(La Castellana)에 있는 한 슈퍼마켓은 닭과 치즈, 심지어 달팽이 알까지 재고가 충분히 있었으나 화장지는 한 통도 없었다. 진열대 맨 아래에 원두커피 몇 개만 있었을 뿐이다.
우유가 바닥 난 어느 날 슈퍼 주인에게 우유는 어디서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냉소적으로 "차베스 대통령 집"에 가보라고 대답했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베네수엘라 휴고 차베즈(Hugo Chavez) 대통령 사회주의 정부의 가격통제 정책이 있다. 이 정책의 취지는 저소득층에게 식품과 필수품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그런 식품과 필수품을 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식당 종업원 네리 레예스(Nery Reyes, 53세)는 서민 주거지역인 산타 로살리아(Santa Rosalia)의 정부 보조 슈퍼마켓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면서 "베네수엘라같이 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나는 오늘 닭 1마리와 약간의 쌀을 사기 위해 하루를 날리고 있다"고 말한다.
베네수엘라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 하나였다. 고도화된 제조업과 역동적인 농업,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가진 경제였다. 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이 같은 광범위한 식품 부족 사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번영하는 경제였지만 빈부격차가 매우 극심했고, 차베즈 정부는 이것을 해소하려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문제는 무분별한 자본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가격통제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 나라의 작년(2011) 물가상승률은 27.6%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정부 당국자들은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물건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번 달에 정부는 과일주스, 치약, 일회용 기저귀 등 10여 개의 생필품에 대해 가격인하를 명령했다.
최근에 차베즈 대통령은 "우리는 기업들이 손해를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돈을 합리적으로 벌라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을 약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런 조치는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악화시키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가격이 너무 낮으면 기업이나 생산자들이 이익을 낼 수 없게 된다. 농민들은 재배량을 줄이고 공장들은 생산량을 줄인다. 상점들은 재고를 줄이게 된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국익을 명분으로 민간기업을 국유화한 분야인 유제품과 커피에서도 물량부족이 초래되었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중앙은행이 발표한 생필품 물량부족 지수는 2008년 이래 최악의 수준이다. 이후 지수는 많이 좋아졌으나 여전히 많은 생필품이 부족한 상태다.
정기적으로 수급 부족 상태를 조사하는 조사기관인 데이터날리시스(Datanalisis)에 따르면 지난 3월 베네수엘라 국민의 생활 필수품목인 분유의 경우 조사원이 방문한 상점 중 42%에서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우유는 더욱 발견하기 어려웠다.
지난달 데이터날리시스 조사에서 소고기, 닭, 채소, 식용유, 설탕 등의 품목들도 대부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에게 낮은 가격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보조 상점에서 부족 사태가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 린치(Bank of America Merrill Lynch)에서 베네수엘라 경제를 담당하는 프란시스코 로드로게스(Fransisco Rodroguez)는 현 정부가 가격통제를 더 확대하면 정치적으로는 이득이지만, 결국에는 경제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이런 정책은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한다.
가격통제로 인해 상점 진열대에서 사라진 물건들이 암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것은 매점매석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잘못된 정부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베네수엘라는 전통적인 커피 생산 대국으로 2009년까지 커피 수출국이었다. 그러나 국내 생산이 줄어들면서 커피를 수입하고 있다.
농민들과 도매상들은 문제의 원인이 단순하다고 말한다. 커피의 소매가격이 생산원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 때문에 많은 커피 농민들이 새로 커피를 재배하지 않거나, 재배 면적을 줄였다. 더군다나 최근 커피 농사는 몇년간 흉작이 반복되었다.
중소 커피도매상 대표들은 지난달 도매 단계에 더 이상 커피가 없다고 밝혔다. 이 분야 상인들이 기억하는 한 이보다 빨리 커피 재고가 바닥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정부와 협의하여 커피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와 유사한 일들이 가격통제를 받는 소고기, 우유, 옥수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식품점 앞에서 줄서서 기다리는 제니 몬테로(Jenny Montero, 30세)는 지난 가을에 식용유를 구할 수 없어서 좋아하는 튀김 음식을 포기하고 수프와 스튜요리를 해먹을 수밖에 없었다. 14개월 된 딸을 유모차에 태우면서 "하지만 내겐 좋은 일이었지요. 체중이 많이 줄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출처: New York Times, 2012-4-20)
해당 기사를 읽으며 정부의 시장가격통제가 시장경제를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인 것 같다.
과연, 정부의 시장 가격통제가 국민들을 위한 제도일까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Reference: 맨큐의 경제학(Principles of Economics), N.GREGORY MANKIW 지음 (김경환•김종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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