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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인턴이 전하는 똑똑해지는 경제지식

[맨큐의 경제학]농업의 입장에서 볼 때 좋은 소식이 농부들에게 나쁜 소식이 될 수 있을까?

*본 포스트는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학문 내용을 스스로 필기하여 정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됨을 밝힙니다.


* Reference: unsplash.com

여러분이 캔자스 주에서 밀을 재배하는 농부라고 가정해본다면, 소득은 전적으로 밀의 팬매 수입에서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한 밀을 경작하는 토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날씨와 토양 상태를 점검하고, 병충해가 있는지 확인하며, 최근에 개발 된 영농기술을 공부할 것이다. 밀 수확이 늘어날수록 시장에 내다 팔 밀의 양이 증가하고, 그 결과 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 캔자스주립대학 농과대학 연구진이 토지 1에이커당 생산량이 보통 종자보다 20% 많은 밀 종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여러분이라면 이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하겠는가? 새로운 종자를 써보겠는가? 이 발견으로 인해 여러분의 생활은 더 나아지겠는가, 아니면 더 못해지겠는가?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3단계 분석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요곡선이 이동하는지, 공급곡선이 이동하는지, 아니면 둘 다 이동하는지 판정한다.

둘째,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판정한다.

셋째, 수요와 공급곡선 그래프를 이용하여 시장균형이 어떻게 변하는지 분석한다.

 

* Reference: unsplash.com

이 예시에서 새로운 밀 종자가 개발되면 공급곡선이 이동한다. 이 종자는 다른 종자에 비해 단위토지당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농부들은 각 가격에서 더 많은 밀을 공급하려 한다. 따라서 공급곡선은 우측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새로운 종자가 개발된다 해도 각 가격에서 소비자들이 희망하는 밀의 구입량은 변하지 않으므로 수요곡선은 변하지 않는다.

 

아래 <그래프>에서 공급곡선이 S1에서 S2로 이동함에 따라 밀의 판매량은 100에서 110으로 증가하고 가격은 3달러에서 2달러로 하락한다. 

새로운 영농기술의 개발로 공급곡선이 S1에서 S2로 증가함에 따라 밀 가격은 하락한다. 밀의 수요는 비탄력적이므로 판매량의 증가폭 (100 -> 110으로 증가)은 가격의 하락폭 (3달러에서 2달러로 하락)보다 작다. 따라서 농부들의 총수입은 300달러(3x100)에서 220달러(2x110)로 감소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종자 개발로 농부들은 더 잘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첫 단계로 밀 재배 농가들의 수입이 어떻게 될지 살펴보자. 농부들의 수입은 PXQ , 즉 밀 가격에 대한 밀 판매량을 곱한 수치다. 새로운 종자의 개발로 두 가지 상반 된 효과가 발생한다. 새로운 종자로 인해 공급량은 늘었지만(Q증가), 밀 가격은 전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P하락)

 

총수입의 증가 여부는 수요의 가격탄력성에 달렸다. 실제로 밀과 같은 기본적인 식료품에 대한 수요는 비탄력적인데, 그 이유는 이 제품들이 비싸지 않고 마땅한 대체재도 없기 때문이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수요 곡선이 빈탄력적이면 가격이 하락할 때 총수입은 감소한다. 그림을 보면 밀 가격은 상당히 큰 폭으로 하락하는 반면, 밀의 판매량은 소폭 증가하여 총수입은 300달어에서 220달러로 감소한다. 따라서 새로운 품종의 개발로 농부들의 밀 판매 수입은 줄어든다. 

 

* Reference: unsplash.com

새로운 품종의 개발로 농부들의 생활수준이 오히려 전보다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새품종을 채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별 농부들의 입장에서는 가격이 주어져있으므로 새로운 종자를 채택하여 더 많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이익이다. 그러나 모든 농부가 생산을 늘리면 밀 가격이 하락하여 결국 총수입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 예시는 가상적인 것으로 여겨질 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지난 1세기에 걸쳐 미국 경제에서 일어난 중요한 변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0년 전만해도 영농기술이 보잘 것 없어서 온 국민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충분히 생산하려면 대부분의 국민이 농사를 지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영농기술이 발달하여 식량 생산량은 많이 늘었다. 이처럼 공급이 늘어나자 곡물 가격이 하락하여 농가 수입이 감소했고, 그 결과 많은 농부가 영농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역사적 변화의 크기를 보여주는 몇 가지 통계 수치를 살펴보자. 1950년에 미국 농가는 전체 노동인구의 17%인 1,000만명에 달했다. 오늘날에는 농업인구가 전체 노동인구의 2%인 300만명 이하로 줄었는데, 이 변화는 영농기술의 획기적인 발달과 동시에 일어났다. 1950년과 2004년을 비교하면 농업인구는 70% 줄었으나 곡물과 축산물의 생산량은 2배 이상 늘었다. 

 

* Reference: unsplash.com

곡물시장에 대한 이상의 분석을 통해 얼핏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농업정책을 설명할 수 있다. 어떤 농업 정책 프로그램은 농부들에게 곡물 생산을 줄이도록 함으로써 도움을 준다. 이러한 정책들의 목표는 농산물의 공급량을 줄여서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곡물에 대한 수요는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농부들이 공급을 줄이면 곡물 판매 수입은 증가한다. 개별 농부들은 시장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기가 경작하는 곡물을 갈아엎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모든 농부가 곡물 생산을 줄이면 총수입은 증가한다.

 

영농기술이나 농업정책 효과를 분석할 때 유의해야 할 사실은, 농부들에게 득이되는 일이 사회 전체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농기술이 발달하면 농민들의 수가 감소하여 농민들에게는 나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곡물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분명히 좋은 일이다. 반면, 농산물 생산을 억제하는 정책은 농산물 판매 수입을 증가시키지만 소비자들은 피해를 당한다. 

 

*Reference: 맨큐의 경제학(Principles of Economics), N.GREGORY MANKIW 지음 (김경환•김종석 옮김)